갈라진 머리끝은 다시 붙지 않습니다
사진 위키미디어 공용 · RealGatba · CC0
갈라진 끝을 다시 붙이는 제품은
아직 없습니다
아직 없습니다
붙어 보이게 할 뿐, 잘라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겉껍질이 닳은 자리부터 갈라집니다
머리카락 한 올은 기와처럼 겹쳐진 바깥 층이 속을 감싸는 구조입니다. 열과 마찰, 염색약이 그 바깥 층을 조금씩 벗겨내고, 속이 드러난 자리는 밧줄 끝이 풀리듯 세로로 갈라집니다. 의학에서는 이 상태를 따로 이름 붙여 부릅니다.
하필 끝부터 갈라지는 건 끝이 가장 오래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어깨에 닿는 길이라면 그 끝은 두세 해 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그동안 감고 말리고 빗은 횟수가 전부 그 자리에 쌓여 있습니다. 뿌리 쪽이 멀쩡한데 끝만 부스스한 이유예요.
붙이는 게 아니라 덮는 것입니다
갈라짐을 잡아준다는 제품이 하는 일은 틈을 메워 붙어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매끈하게 감싸는 성분이 벌어진 자리를 채워 손끝에 걸리지 않게 만들지만, 머리를 감으면 씻겨 나가고 갈라진 상태는 그대로 남습니다. 붙었다기보다 가려진 것에 가깝습니다.
그냥 두면 더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갈라진 자리가 모발을 타고 위로 올라갑니다. 손상이 시작된 지점부터 계속 벌어지기 때문에 미룰수록 잘라내야 하는 길이가 길어져요. 기르는 중이라 자르기 아깝다는 마음이 오히려 더 많이 자르게 만듭니다.
늦추는 방법은 있습니다. 물을 머금은 머리카락은 마른 상태보다 훨씬 약합니다. 미국피부과학회도 젖은 채로 빗질하지 말고 빗살이 넓은 빗을 쓰라고 권합니다. 말릴 때 온도를 낮추고, 같은 자리를 여러 번 지나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납니다.
이 글은 이런 근거로 썼어요
구조모발은 겉층이 속을 감싸는 구조이며 겉층이 손상되면 속이 드러납니다 모발 구조 자료
회복한 번 갈라진 모발은 원래대로 붙지 않으며 잘라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으로 봅니다 모발 관련 자료
제품케어 제품은 매끄러운 성분이 벌어진 틈을 덮어 일시적으로 붙어 보이게 하는 원리입니다 제품 성분 자료
젖은 모발미국피부과학회는 젖은 상태의 빗질을 피하고 빗살 넓은 빗을 쓰도록 권합니다 AAD 모발 관리 권고
자르는 간격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다만 끝이 하얗게 비쳐 보이기 시작했다면 이미 갈라진 뒤라, 그 시점부터는 기다릴수록 잘라야 할 길이가 늘어납니다.
짧은 Q&A
Q. 얼마마다 잘라야 하나요
정해진 숫자는 없습니다. 열기구를 자주 쓰거나 탈색을 했다면 빨리 오고, 묶고만 다닌다면 한참 안 올 수도 있어요. 끝을 손가락으로 훑었을 때 걸리는 느낌이 나면 그때가 기준입니다.
Q. 트리트먼트를 하면 갈라짐이 줄어드나요
이미 갈라진 끝을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대신 남은 부분이 덜 상하게 해서 다음 갈라짐을 늦추는 쪽으로 도움이 됩니다. 자르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르는 간격을 늘리는 용도로 보시면 맞습니다.
Q. 갈라진 끝만 골라 자르는 건 어떤가요
눈에 보이는 몇 올은 정리되지만 전체가 고르게 남지 않습니다. 이미 갈라진 올만 뽑아 자르면 길이가 들쭉날쭉해지고, 손으로 잡아 비틀어 자르는 방식은 자른 자리가 또 갈라지기도 해요. 결국 끝선을 다듬는 쪽이 깔끔합니다.
Q. 머리를 안 자르면 안 자라나요
자라는 곳은 두피라 끝을 자르는 것과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끝이 계속 갈라져 끊어지면 자라는 속도만큼 끝이 없어져서 길이가 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르는 중에도 끝만 조금씩 정리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Q. 염색과 펌 중에 뭐가 더 갈라지게 하나요
둘 다 겉층을 열고 들어가는 시술이라 어느 쪽이 낫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더 중요한 건 같은 자리에 얼마나 겹쳤느냐예요. 탈색 위에 펌, 펌 위에 염색처럼 연달아 겹치면 그때 손상이 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