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머리가 더 빠지는 게 기분 탓일까
여름에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 나오는 이야기
9월에 들어서면 미용실에서 비슷한 말을 반복해서 듣습니다. 배수구에 감기는 머리카락이 갑자기 늘었다, 빗질할 때 손에 딸려 나오는 양이 달라졌다, 베개에 남는 개수가 눈에 띈다. 여러 사람이 같은 시기에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개인의 착각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머리카락은 계속 자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라는 시기, 멈추는 시기, 쉬는 시기를 돌면서 삽니다. 자라는 시기는 몇 년까지 이어지지만 쉬는 시기는 대체로 석 달 정도이고, 그 끝에서 자연스럽게 빠집니다. 그리고 두피 전체에서 쉬는 시기에 들어간 머리카락의 비율이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는 관찰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돼 있습니다. 여름에 그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쉬는 시기는 두세 달 뒤에야 탈락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결과가 가을에 몰려 나오는 겁니다.
정상 범위인지 가르는 기준
숫자부터 정리하면, 하루에 빠지는 양은 대체로 100개 안팎까지를 흔한 범위로 안내합니다. 다만 이 숫자를 그대로 세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감는 날에는 며칠치가 한꺼번에 나오고, 머리가 길수록 같은 개수도 훨씬 많아 보입니다. 개수보다 아래 세 가지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 기간. 계절성 탈락은 대개 몇 주에서 두 달 정도 늘었다가 잦아듭니다. 넉 달 넘게 같은 상태로 이어진다면 계절 탓으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 밀도. 하나로 묶었을 때 굵기, 가르마의 폭, 정수리에서 두피가 비치는 정도가 실제로 달라졌는지가 개수보다 중요한 신호입니다.
- 굵기. 빠진 머리카락이 원래 굵기 그대로인지, 아니면 가늘고 짧은 것이 섞여 나오는지 살펴보세요. 가는 털이 늘어나는 흐름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비교하려면 조건을 같게 두는 게 좋습니다. 같은 요일, 같은 세정 간격에서 감을 때 나오는 양을 몇 주 간격으로 견주면 흐름이 보입니다. 사진으로 가르마를 같은 조명에서 찍어두는 방법도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계절 탓으로 넘기면 안 되는 신호
가을에 늘어난 탈락이라도, 다음에 해당한다면 계절과는 다른 원인을 함께 봐야 합니다. 동전 모양으로 한 자리가 뻥 비는 형태, 가르마가 눈에 띄게 넓어지면서 정수리가 비치는 변화, 두피가 붉거나 각질이 두껍게 일어나고 통증이 있는 상태, 그리고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지는 경우입니다.
시기를 되짚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급격한 체중 감소, 출산, 고열을 동반한 질환, 수술, 큰 스트레스를 겪은 뒤 두세 달이 지나 탈락이 몰리는 흐름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름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다면 가을 탈락이 계절 때문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철분이나 갑상선 관련 수치를 확인해보라는 안내를 받는 일도 흔합니다. 이건 미용실에서 판단할 영역이 아니라 진료와 검사로 갈리는 문제입니다.
이 시기에 미용실에서 조정하면 좋은 것
탈락이 늘어난 시기에 모발에 부담이 큰 시술을 겹치면, 원인이 겹쳐서 상태를 읽기 어려워집니다. 밝은 탈색이나 강한 약을 쓰는 펌은 한두 달 미루고, 기존 색을 유지하는 정도로 넘기는 선택이 무난합니다. 두피가 이미 예민하다면 스케일링 같은 시술도 강도를 낮춰달라고 말해두는 게 좋습니다.
일상에서는 당기는 힘을 줄이는 쪽이 가장 실질적입니다. 젖은 상태에서 세게 빗질하기, 꽉 묶은 머리를 종일 유지하기, 촘촘한 빗으로 엉킨 부분을 억지로 통과시키기가 모두 물리적으로 뽑는 행동에 가깝습니다. 감은 뒤에는 두피까지 확실히 말리고, 엉킴은 끝부터 조금씩 풀어 올라오는 순서가 안전합니다.